나는 원래 피부가 건조한 편이었다. 여름에도 볼이 땅기고, 겨울이면 웃을 때마다 입가에 작은 주름이 잡혔다. 보습 크림을 듬뿍 발라도 오후만 되면 건조함이 돌아오고, 파운데이션은 갈라졌다. 그러던 어느 날, 피부과 상담에서 예상치 못한 질문을 받았다. “하루에 물은 언제 마시세요?” 나는 대수롭지 않게 대답했다. “목마를 때요. 하루에 한 4~5번?” 그러자 의사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그렇게 마시면 피부가 오랫동안 건조 상태로 있다가 순간적으로만 촉촉해졌다가, 곧 다시 말라요. 피부는 일정한 수분 리듬을 좋아합니다.” 그 말은 이상하게 머릿속에 남았다. 단순히 ‘물을 많이 마셔라’가 아니라, ‘물을 언제 마시느냐’가 피부에 영향을 준다는 건 생각조차 해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날 이후, 나는 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