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는 오랫동안 체온을 단순히 ‘감기에 걸렸나 안 걸렸나’를 판단하는 기준 정도로만 여겼다. 평소 건강검진 때나 병원에 갔을 때 체온계를 겨드랑이에 끼우는 일이 전부였다. 하지만 몇 해 전 겨울, 내 몸이 보낸 신호를 외면할 수 없게 되는 순간이 찾아왔다. 퇴근길 버스 안에서 손끝이 얼음처럼 차갑고, 머릿속이 뿌옇게 안개 낀 듯 멍해졌다. 평소 같으면 금방 사라질 일시적인 피로일 거라 생각했지만, 집에 와서 체온계를 꺼내 재어보니 35.7도라는 숫자가 찍혔다. 그 순간, 단순히 날씨가 추운 탓이 아니라 내 몸속 어딘가의 시스템이 느려지고 있다는 생각이 스쳤다. 그날 이후 나는 체온이 단순한 숫자가 아니라, 세포와 장기가 얼마나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지표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혹시 여..